집나간 호러 FPS로 돌아오다… '바이오하자드7'

VR로 즐기면 긴장감 백배!
2017년 01월 31일 19시 34분 01초

캡콤의 대표적인 서바이벌 호러 어드벤처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첫 1편의 출시로부터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정식 넘버링 작품 외에도 여러 외전 시리즈부터 실사영화와 뮤지컬 같은 미디어 믹스까지 다양한 방향으로 그 가지를 뻗혀 왔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게임 프랜차이즈를 보았을 때, 본편인 넘버링 작품에서는 본연의 게임성을 그대로 이어 나가면서 외전에서 타 장르를 선택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바이오하자드는 4편에서 고전적인 고정 시점 어드벤처를 버리고 숄더뷰 TPS로 장르를 갈아치우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이후, 2개의 넘버링 작품이 TPS로 출시되면서 액션이 늘어나고 게임성이 라이트해진 덕분에 신규 유저들의 유입이 늘어 프랜차이즈는 별 무리 없이 지속될 수 있었지만, 최근 6편에 들어서는 시리즈의 정통성인 호러를 액션이 잠식해버렸다는 올드 팬들의 볼멘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20년 이상 시리즈가 이어져 온 바이오하자드

 

■ 전통은 유지하면서 색다른 시도가 어울려진 신작

 

그런 상황에서 다시금 FPS로의 장르 전환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택한 ‘바이오하자드 7’은 호러와 슈팅 파트를 매우 적절하게 분배 함으로서 아이러니하게도 초기작 팬들과 최근 유입된 팬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성으로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러 요소가 주가 되는 전반부에는 ‘아웃라스트’나 ‘암네시아’와 같은 최근의 서바이벌 호러 게임처럼 무력하게 도망만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닌, 제한되게 나마 공격 수단을 주어 적에게 대항하게 할 수 있게 하였다. 거기에 1편을 연상시키는 폐쇄적인 레벨 디자인과 퍼즐들이 곁들여져 시리즈 초기작을 플레이 하는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혹자는 콘솔로 타 FPS게임들을 여럿 즐겨 왔기에 총만 있으면 느릿한 적들 따윈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이오하자드 7에서는 현실과 비교해도 비상하게 느린 주인공의 이동속도, 헤드헌터가 되기에는 택도 없이 부족한 조준보정, 그리고 총을 맞아도 도저히 쓰러질 생각을 않는 적들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다. 그나마 적은 데미지로 근접 공격을 받아낼 수 있는 막기가 생겼다는 것이 다행이랄까.

 

 

새로운 엔진과 함께 파격적인 시도가 된 바이오하자드 7

 

 

 

호러 요소에 적응되어 게임이 덤덤해질 후반부 무렵에는 대놓고 액션게임 수준까진 아니지만 강력한 화기와 넉넉한 물자로 적 둘 셋은 너끈히 상대하는 게임 플레이가 전개된다. 전작들의 강력한 체술은 없다지만 마치 슈팅 요소가 강화된 4편 이후의 후기작들을 플레이 하는 느낌이다.

 

바이오하자드 7은 갑작스레 돌변한 장르도 그렇고, 특히 시나리오를 보면 사실 넘버링 보다는 외전에 어울리는 타이틀이 아닌가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시리즈에 개근하며 히어로 스러운 원맨 아미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레온’, ‘크리스’, ‘클레어’와 같은 전통의 주인공들은 크리스가 막바지에 얼굴 한번 비추는 것 외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게임 내내 원맨 아미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주인공 ‘에단 윈터스’와 끝없이 부활하는 ‘베이커 가족’과의 눈물겨운 분투가 펼쳐질 뿐.

 

줄거리 역시 동일한 세계관이라는 것 외에는 전작과의 연결점이 거의 없다시피 하며, 사건 또한 후속작을 위한 떡밥이라 할 만한 것 없이 본 작에서 깔끔하게 마무리 된다. 2017년 봄에 무료 배포가 예고된 DLC ‘Not A Hero’에서는 시리즈 전통의 주인공 크리스 레드필드가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무엇인가 타 작품과 연결되지 않을까 기대해 보는 정도.

 

 진행 내내 보게 될 베이커 패밀리

 

■ PS VR로 해볼만한 게임 바이오하자드 7

 

PS VR이 출시된 지 1분기가 지나가고 있으나 몇몇 인디 게임이나 체험판 격의 데모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만한 메이저 게임이 출시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바이오하자드 7는 VR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첫 메이저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VR 멀미를 방지하기 위해 오른쪽 스틱으로의 시야 이동을 좌우 30도 단위로만 가능하게 제한해 두었고, 바라보는 시점으로 총기를 조준하게 하여 조준이 쉬워진 대신 그에 대한 패널티로 격발 시의 조준점 벌어짐을 심하게 하는 등 일부 수정이 가해진 부분은 있다. 하지만 VR 전용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VR을 사용하지 않을 때와 비교하여 별다른 제약 없이 동일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VR을 통해 바이오하자드 7를 시작부터 끝까지 즐긴 필자로서는 VR 멀미만 없다면 전반부의 호러 파트는 꼭 VR로 즐겨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잠깐 VR을 벗고 플레이 하였을 때 하품이 났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몰입도를 보여주며, 주인공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이벤트들은 자연스레 몸이 움찔거려질 정도의 엄청난 현장감을 자랑한다. 식칼이 얼굴에 꽂히고 솥뚜껑 만한 손아귀에 머리통이 붙잡혀 던져지는 경험은 VR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그래픽도 PS4 Pro 기준으로 보면 VR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 비해 그래픽 열화가 있지만 그 정도는 여느 PS VR의 게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간혹 화면이 자글자글해 지는것으로 보아 프레임 유지가 힘들 때는 자동으로 해상도를 낮추는 것으로 보이나 게임 플레이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이래저래 파격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던 바이오하자드 7은 결론적으로 최근 외전을 포함한 시리즈의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잊게 해줄 수 있을 정도의 멋진 작품으로 돌아왔다. FPS라는 장르 자체가 취향을 극명하게 타기에 일부 팬들에게는 극약처방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4편의 변화가 여러 비판에도 식상함을 타계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을 보자면 이번 7편 또한 침체되어 있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철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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