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게’, 다시 빚은 ‘마스터 오브 오리온’

4X 장르의 시초 돌아오다
2016년 04월 22일 16시 30분 26초

4X. 탐험(explore)과 확장(expand), 활용(exploit), 섬멸(exterminate)을 담은 전략 게임의 한 갈래. 구태여 고전 게임을 찾아보지 않더라도 이 시대의 게이머들이라면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를 떠올려 곧장 어떤 형태의 게임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X라는 새 갈래의 지평을 연 시리즈인 고전 ‘마스터 오브 오리온(Master of Orion)’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마스터 오브 오리온1 (1993)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턴 기반 시뮬레이션 프랜차이즈인 마스터 오브 오리온은 심텍스가 1편과 2편을 개발하고 마이크로프로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바 있다. 큰 인기를 얻은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1편과 2편 사이에 이루어진 그래픽 변화 등은 눈에 띌 정도로 비약적이었고, 여기서 인포그램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3편은 더욱 나아진 그래픽을 자랑했지만, 정작 평은 그리 좋지 않아 사양길에 접어드는 듯 했다.

 


 


마스터 오브 오리온2 (상, 1996), 3(하, 2003)

 

그런 마스터 오브 오리온이 지난 2015년 워게이밍의 손으로 넘어가면서, 시리즈의 재흥을 위해 시대의 흐름을 따라 탈바꿈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을 예고하더니, 지난 2월 26일에는 얼리액세스로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 게이머들은 스팀의 지역락 때문에 얼리액세스를 할 수 없었지만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3월 26일부터 한국어 지원과 대규모 업데이트를 추가하며 한국 지역락도 해제됐다.

 

한편,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콜렉터스 에디션을 구매하면 전작인 마스터 오브 오리온 1, 2, 3편을 모두 제공하며 선택 가능한 종족 ‘테란’이 추가된다.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전작들은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도스박스를 통해 구동되는 방식이므로 플레이에 애로사항이 꽃필 수도 있다.

 

오늘은 워게이밍의 손에서 다시 빚어진 2015년판 마스터 오브 오리온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겠다.

 

 

 

■ 아홉 종족의 경쟁

 

마스터 오브 오리온은 기본적으로 우주에 문명을 뻗친 여러 종족이 우주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내용을 주로 삼고 있다.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그렇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고, 또 그럴 때마다 신선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본작의 매력적인 부분.

 

워게이밍의 마스터 오브 오리온에 등장하는 우주 종족은 현재 미공개 상태인 두 종족과 커스텀 종족을 제외하면 아홉 종의 기본 종족이 존재하며 이들은 저마다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배경이 우주이고, 당연지사로 외계인들을 다루기 때문에 인간인 휴먼 이외에 전 시리즈를 개근한 고대 조류 종족 알카리를 비롯해 여러 외모의 종족들을 만나볼 수 있다. 종족별 보너스 특성을 잘 고려하면 더 효율적이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종족들 외에도 선택 불가능한 세력으로 무작위 이벤트를 통해 등장해 플레이어를 성가시게 하는 우주 해적, 미지의 공간인 우주에 한 번 정도는 상상해봤음직한 거대하고 강력한 우주 괴수 등이 존재한다. 이들처럼 선택 불가능한 종족과는 힘의 대화를 해나가야겠지만, 가능하다면 우주를 누비면서 만나게 되는 선택 가능한 종족들과는 외교라는 문명인다운 선택지도 남겨져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한편, 커스텀 종족은 유닛 커스텀과 함께 본작의 큰 매력 중 하나로 손꼽히는 기능이다. 시리즈의 시작인 1편에서는 해당 기능이 없었지만 2편부터 자신이 플레이할 커스텀 종족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이 기능은 그대로 워게이밍의 마스터 오브 오리온까지 계승되어 플레이어는 주어진 코스트 이내에서 특성이나 성향 등 다양한 분야를 선택해 입맛대로 개성 있는 ‘나만의 종족’을 만들 수 있다.

 

원하는 종족을 선택했다면, 혹은 만들었다면 은하계 종류와 크기, 은하계의 나이 및 난이도, 인공지능 상대의 수를 정한 후 본격적으로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세계에 뛰어들게 된다.

 

 

 

■ 간단한 연구와 생산

 

게임플레이 초반부에 가장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은 연구와 생산 분야일 것이다. 물론 신경을 쓴다는 것은 차례가 돌아오면 꼬박꼬박 알림에 맞춰 새로운 연구와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이 역시 상황에 따라 “어떤 연구와 생산을 가동할 것인가?”라는 선택지가 승패로 연결되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종족마다 시작하면 초기 상태에서 완료된 연구 단계가 존재한다. 연구는 정부, 물리학, 생물학, 분자 조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며 연구를 완료해나갈 때마다 상위 단계의 연구가 가능해진다. 이런 연구 루트는 연구 탭의 기술 계통도 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초심자 플레이어라면 기술 계통도를 보고 가장 효율적인 연구 루트를 따라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각 연구는 정해진 턴을 소화하면 완료되며, 종류에 따라 아군의 함선 청사진을 강화해 함선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기도 한다.

 

 

 

생산은 자신의 종족 세력이 적정선에 오르기 전까지, 혹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도 멈추지 않고 선택하는 컨텐츠다. 종족이 점령해 통치하에 있는 항성 식민지는 거주민의 수에 따라 연구, 식량, 생산 항목 중 비중을 선택할 수 있다. 생산 탭에서는 그야말로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전반적인 유닛들은 물론, 식민지에 각종 효과를 주는 기반 시설 등을 생산해낼 수 있다. 보통 전쟁 도중이라면 아군의 전력을 보강할 함대를 만들고, 평시에는 식민지의 발전을 지향점으로 두게 된다.

 

단순히 항성 내부만 다지는 것 외에도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건설 가능 지형에 공작물을 건설할 수 있는 유닛으로 방어 기지나 정찰 초소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진 건축물을 생산할 수 있어 이쪽 역시 유용하게 운용하게 되는 생산 유닛이 았다.

 

 

 

■ 함대 편성하기, 커스텀 하기

 

항성 식민지가 어느 정도 발전해 적당한 상태에 도달했다면 그때부터가 본격적으로 자세력을 수호하고 새로운 식민지를 개척해나갈 정규 함대를 편성할 때다. 물론 그 이전에도 우주 해적을 고려한다면 약간의 함선을 생산해두는 것이 좋겠지만, 이 시점부터는 본격적으로 강력한 함대를 구성할 기반이 마련된 이후의 이야기를 상정하는 것.

 

물론 이 단계에 앞서 눈치가 빠른 플레이어라면 초기부터 함대에 존재하는 정찰기를 자동 탐험 모드로 돌려 광활한 우주의 현황을 파악했을 것이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자세력과 인접한 타종족이 있는 지역은 강력한 함대를 구성해 수비군과 구조물을 배치하는 편이 좋다. 이것 역시 적정선의 수준에 닿았을 때의 이야기다.

 

 

 

함대 자체는 그냥 함선들을 하나의 위치에 이동시키면 편성되는 식이라 굉장히 간단하지만 그에 앞서 확실하게 감안해야하는 부분들이 있다. 함선을 건조하면 세력은 아군 함대를 유지하기 위한 일정 유지비용이 필요한데, 스타크래프트로 비유하자면 인구 제한 같은 수치가 있어서 보유 함선이 많아져 이 수치를 넘어버리면 코인을 매 턴 소모하고 코인도 모두 떨어지면 유지비용에 적절한 수준까지 자동으로 턴을 종료할 때마다 함선을 파기한다.

 

주판을 튕겨 함대를 구축하고 나면 아군 함대의 객관적 전력을 화면 좌측 하단에 위치한 함대 탭에서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팁 아닌 팁을 주자면 초심자가 4000가량의 전력을 가진 함대를 운용할 즈음 인접한 타종족 함대는 6000을 웃도는 수치의 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경우도 있으니 섣불리 전쟁을 시작하는 것보단 확실히 정보를 수집하는 편이 좋다.

 

 

 

이쯤에서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또 다른 매력인 ‘유닛 커스텀’을 활용해보자. 자신이 현재 생산 가능한 함선의 청사진으로 들어가면 편집기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우주선의 이름부터 모델과 테마, 핵심 시스템, 특수 슬롯과 무기 슬롯에 탑재되는 무기 등을 편집 가능하다. 자신이 어떻게 유닛을 커스텀 하는가에 따라 전력의 변화도 확인해가며 좀 더 이용하기 편리하게 함선 청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숙련된 플레이어라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함선들로 함대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

 

 

 

■ 전투와 식민지 정복

 

함대를 만들어 식민지를 수호하기만 하면 결국에는 다른 종족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강해져 끝에는 잡아먹히는 미래만 있을 뿐이다. 자세력을 수호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전선을 확장해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애초에 하나의 식민지만으로는 운용할 수 있는 함선의 수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처음 시작하고 정찰기를 빠르게 탐사하도록 지정했다면 이미 꽤 넓은 우주 세력도를 조사했을 것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다른 종족이 점령한 영토에 침략해 전쟁을 발발시키는 것보다는 그렇게 발견한 지역 중 점령당하지 않은 항성 식민지들을 목표로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이쪽이라면 무혈로 입성해 기반을 다지는 것이 가능하다.

 

 

 

식민지 항성을 점령하려면 단순히 전투용 함선인 구축함 등을 항성에 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정 수준의 연구 단계에 이르렀을 때 개방되는 청사진 중 자신의 식민지에 거주하는 거주민을 태우는 함선을 건조하고, 초기에 기본 한 척이 주어지고 추가로 생산도 가능한 이주선을 함께 편성해 항성에 접근해야만 비로소 식민지 개척에 들어설 수 있다.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없는 항성이니 기반 시설부터 설치하게 되고, 기존에 열심히 발전시키던 항성과 달리 하나하나 오래 걸리는 작업뿐이다.

 

식민지도 적당히 키웠겠다, 전투에 대해서 알아보자. 문명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마스터 오브 오리온과 문명의 차이 중 하나는 전투에서도 드러난다. 턴 방식으로 지도에서 그대로 진행되는 문명의 전투 시스템과 달리 본작의 전투는 별도의 화면으로 전환된 상태에서 실시간 조작을 통해 전투가 이루어진다.

 

 

 

플레이어가 직접 함대를 개별적으로 조작하는 수동 지휘를 하는 경우, 운석 같은 부류의 지형지물을 적당히 이용해 최대 몇 번의 공격 정도는 무마할 수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아군의 방어 시설이 설치된 지역으로 적의 함대를 유인해 전투를 벌이면 기존 함대에 지원 화력이 더해져 더 유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이끄는 것도 가능하다.

 

 

 

■ 우주의 미지 다룬 기대작

 

전투와 외교, 내정 외에도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다. 무작위로 발생하는 이벤트들이 그것. 간단하게는 우주해적이 자세력 항성 근처에 출몰해 토벌하게 되는 이벤트부터 평소에는 이동할 수 없는 지역에 생성되는 포인트로 접근해 우주에 표류하는 함선을 인양하고 즉시전력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도사리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타이틀이기도 한 오리온 항성을 지키는 수만 이상의 전력을 가진 ‘수호자’, 우주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지렁이 형태의 ‘우주 괴수’, 언제고 플레이어를 노리고 있는 우주 해적, 평소에는 지나치는 타 종족 이웃이었다가도 어떤 날에는 종족의 흥망을 두고 싸우는 다양한 우주의 종족들…….

 


 

 

 

마스터 오브 오리온은 오랜 세월을 실패도, 성공도 겪어오며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을 다루기에 뻔해 보이는 이벤트라도 뭔가 두근거리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나만의 종족과 함대를 꾸려나가며 우주를 제패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4X 장르의 팬이라면, 더 나아가 마스터 오브 오리온 시리즈의 팬이라면 정식 출시를 기대해도 좋을 것. 

 


우주를 손에 넣어라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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