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세이버 전투 백미…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9년 만에 리부트
2015년 11월 29일 22시 13분 30초

2000년대 초중반, 과거 '배틀필드'와 같은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대규모 전장을 '스타워즈'의 세계관으로 구현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이하 배틀프론트)' 시리즈. 그 최신작이 전작으로부터 9년 만에 EA와 배틀필드 시리즈의 제작사 DICE의 손에서 새롭게 리부트되어 게이머들을 찾아왔다.

 

배틀필드의 스타워즈판 클론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두 편의 배틀프론트들이 그랬듯, 싱글플레이 보다는 멀티플레이에 많은 비중을 할당하고 있다. 출시 전 이 게임은 스타워즈의 배틀필드 버전이 나올 것이라 예상됐던 바와는 달리 배틀프론트는 게임과는 연이 없는 스타워즈 원작 팬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배틀필드와 비교하여 여러 면에서 캐주얼한 모습을 보여준다.

 

 

 

 

■ 스타워즈 전장, 게임으로 즐긴다

 

'뿅뿅' 레이저 총기의 대명사인 스타워즈의 세계관인 만큼 플레이어는 '블래스터'라고 불리는 레이저 총기를 주 무기로 사용한다. 배틀프론트의 블래스터는 영화에서의 연출과 같이 눈에 보이는 레이저 광선이 실제로 날아가 명중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목표물을 맞추기 위해서는 레이저 광선이 날아가는 시간을 고려한 '예측 사격'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목표를 노리고 사격하면 시차 없이 목표 지점에 명중하는 여타 FPS를 즐겨왔던 유저들에게는 어느 정도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투사체가 레이저다 보니 탄도가 적용되지 않은 채로 일직선으로 날아가기에 원거리의 목표물이라고 해서 탄환의 낙차를 고려한 사격을 하지 않아도 된다. 거기에 탄환마저 무한정인지라 탄창 교체와 같은 개념이 전혀 없다. 오랫동안 총기를 연사하면 잠시 사용 불가가 되는 '과열'만 조심하면 부담 없이 마음껏 사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조 무기나 특수 장비, 능력들은 '스타 카드'라고 불리는 카드의 형태로 슬롯에 장착한다. 스타 카드는 저격 무기나 수류탄, 점프팩과 같은 실제 장비들을 사용하는 '일반 카드', 사용 횟수가 제한되어 있지만 블래스터에 부가 효과를 부여하거나 개인 방어막을 생성하는 등의 특수 능력들로 구성된 '차지 카드', 슬롯에 장착해 두면 별도로 사용하지 않아도 능력을 발휘하는 '특성 카드'로 구성된다. 특성 카드를 제외한 카드들은 사용 후 쿨타임이 적용되며, 일반 카드로 사용하는 장비들은 수량에 제한이 없는 만큼 쿨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반복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이하게도 카드의 형식으로 반복 사용하기에는 너무 강력한 미사일이나, 자동 터렛 등의 파워업 장비들이나 스타파이터(전투기), AT-ST(이족 보행 로봇)와 같은 탈 것들은 무기고에서 꺼내오거나 기지에서 리스폰된 장비를 탑승하는 등의 '개연성' 없이 마치 고전 아케이드 게임들 마냥 맵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으로 소환하여 사용할 수 있다.

 

 

 

 

 

배틀프론트 시리즈의 특징인 영웅 또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아주 가끔씩 리스폰되는 영웅 아이템을 통해 리스폰할 수 있다. 영웅들은 이번 배틀프론트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초기 영화 스타워즈 트릴로지인 에피소드 3, 4, 5에서 활약한 주역들로, 레이저 검 '라이트세이버'를 이용한 근접 공격과 포스를 사용하는 '루크 스카이워커'와 '다스베이더', 총기를 이용한 원거리 공격을 주로 사용하나 방어력이 낮은 '한 솔로'와 '보바 펫', 보급품을 통해 아군을 지원하는 '레아 오르가나' 공주와 '펠퍼틴' 황제로 구성된다.

 

각 영웅들 마다 캐릭터의 특성에 맞춘 특수 장비나 무기들이 주어지지만, 역시 영웅 플레이의 백미는 라이트세이버를 사용하는 다스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라 할 수 있겠다. 시스템의 한계 상 영화나 발매 전 CG 트레일러에서 보았던 광검을 치열하게 교차하는 1대 1 대결을 펼칠 수는 없어도, 웅장한 음악과 함께 등장하여 빗발치는 레이저 탄환을 라이트세이버로 모두 튕겨내면서 뚜벅뚜벅 걸어가 도망가는 적들의 목을 포스로 비틀어 죽이는 쾌감은 다른 게임들에서 쉽사리 느끼기 힘든 영역이다.

 

 

 

 

 

대규모 전장에서 빠지지 않는 탈 것은 제국군의 ‘AT-ST’와 ‘엔도’ 맵에서 등장하는 중립 탈것인 ‘스피더 바이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X-Wing’이나 ‘타이 파이터’ 등의 공중 장비로 구성됐다. 공중 장비라고 하면 그 조종법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숙련자들의 장비로 인식되지만 배틀프론트의 공중 장비들은 다르다.

 

‘스피더 바이크’를 포함하여 빠르게 움직이면서 사격해야 하는 공중 장비들은 미사일과 같은 유도 무기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락온이 가능하다. 때문에 장비들의 기동성이나 선회 능력 또한 뛰어나 적을 가운데에 포착할 수만 있다면 적과 일직선을 형성하지 않아도 쉽게 적을 공격할 수 있다. 거기에 앞서 언급하였듯, 장비의 취득 또한 리스폰만을 기다리며 타 유저와 경쟁할 필요 없이 그저 갈길 가다가 발견한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뿐이기에 딱히 부담감을 주거나 게임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

 

 

 

 

■ 원작의 느낌은 충분히 받으나 짧은 볼륨 아쉬워

 

최신 AA급 게임들의 그래픽이 대부분 상향 평준화 되었다지만, 배틀필드로 이미 검증된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바탕으로 구현된 배틀프론트의 그래픽은 그 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영화에서 전투의 배경이 되었던 호스의 설원, 타투인의 사막, 엔도의 밀림, 설루스트의 유황지대 들을 영화에서 뜯어낸 듯 그대로 가져왔으며, 지금은 주름이 가득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버린 그때 그 영웅들의 젊은 시절 모습들을 실사를 방불케 재현하여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옛 감회가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다.

 

사운드 면에서도 마찬가지, 배우들의 나이가 나이이기에 어쩔 수 없이 별도의 성우를 사용하여 원작과의 차이가 느껴지는 영웅들의 목소리를 제외하면 스타워즈의 명곡들을 적절하게 어레인지 하여 삽입한 배경음과 영화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효과음은 마치 스타워즈 전장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제공한다.

 

 

 

 

 

이렇게 구성 면으로는 스타워즈의 팬들과 FPS 게이머들에게 정말 큰 선물임이 틀림없는 배틀프론트에도 무시할 수 없는 가장 큰 단점이 있으니, 바로 볼륨이다.

 

배틀프론트의 배경이 되는 전장은 타투인, 호스, 엔도, 설루스트의 4가지 행성이 전부이다. 플레이하는 모드의 크기에 따라 맵의 크기와 부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총 13개의 맵이 된다지만, 사실상 한 행성이 하나의 테마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실제 유저가 느끼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9개에 달하는 멀티플레이 게임 모드와 싱글 플레이와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미션 모드를 넣어 놨으나,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시피 인기 있는 몇몇 모드를 제외하면 매치 메이킹이 잘 잡히지 않는 형편이다.

 

 

 

 

 

분명 이후 발매 예정인 시즌 패스가 부족한 컨텐츠를 메워 주겠지만, 시즌 패스까지 포함된 ‘얼티메이트 에디션’의 가격이 PC를 기준으로 10만원이 넘어간다. 아무리 멋지고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지만, 질리지 않는 게임 컨텐츠를 위해 분명 하나의 완성된 볼륨이었어야 했을 본편의 2배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은 단지 ‘아쉽다’라는 말로는 평하기에는 너무 무겁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한 록 밴드 소속의 가수에게 EA가 돈을 주고 좋은 평가를 제안하였다가 망신을 당한 것을 보면, EA도 분명 이런 부분이 게임의 단점으로 작용할 것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12월 중에 모든 유저에게 무료로 오픈될 예정인 새로운 DLC ‘배틀 오브 자쿠’ 처럼 시즌 패스가 없는 오리지널 유저에게도 어느 정도의 후속 지원이 계속되길 희망해 본다.

 

 

 

이형철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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