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 리뷰

이제 더 이상의 스타는 없다
2015년 11월 23일 18시 24분 35초

18년 동안 국내 게이머들과 함께 하며 희로애락을 같이 해 왔던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11월 10일 발매된 ‘공허의 유산’을 끝으로 시리즈 대 단원의 막을 내렸다. 국내에 스타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기도 했고, 게임 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작품이 이번 ‘공허의 유산’으로 끝을 맺게 되는 것이다.

 

발매 자체가 반가운 일이면서도 동시에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이번 게임을 보는 팬들의 시각 또한 색다를 수 밖에 없다. 과연 짐 레이너와 캐리건은 어떻게 될 것이고, 프로토스는 고향 아이어를 수복할 수 있을까.

 

 

 

■ 단 두 편의 넘버링 타이틀로 이루어진 구성이지만 파급력은 컸다!

 

1편과 확장판 ‘브루드워’, 그리고 2편의 ‘자유의 날개’와 ‘군단의 심장’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의 스타크래프트는 확장판을 포함해 총 4편의 시리즈가 발매되었고 이번 공허의 유산은 시리즈의 다섯 번째로 발매되는 작품이다. 18년이라는 역사를 통틀어 본다면 넘버링 타이틀은 고작 두 작품 뿐이기에 발매량 자체가 많지 않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적어도 저 정도 시간이라면 다른 작품들은 적어도 4편 이상의 넘버링 타이틀이 발매되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스타크래프트는 별도로 차기작을 발매할 이유가 없었다. 이미 1편 자체가 기대 이상의 엄청난 양의 판매고를 올린 상태이기도 하고, 인기가 지속되면서 꾸준한 판매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굳이 그 시점에서 차기작을 논할 단계는 아니었던 것이다.

 


 

실제로 2010년 7월에 발매되었던 ‘스타크래프트 2 – 자유의 날개’는 2000년대 중반까지 그 소식이 없다가 중 후반에 들어서면서 그 개발 내용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할 정도였다. 다른 게임들은 몇 년이 지나면 게임 자체의 수명이 다 하게 되면서 새로운 작품이 등장하는 구조를 따를 수 밖에 없지만 스타크래프트는 한 편 자체가 다른 게임의 3편 이상과 맞먹는 힘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2편 자체는 보다 광범위한 내용을 다룰 수 밖에 없었다. 그간 맛보기의 느낌으로 보여주었던 1의 스토리를 더욱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했으며 장대한 스토리 라인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더 많은 캠페인 모드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2편은 각 종족 별로 한 편씩, 총 3편에 걸쳐 캠페인 모드가 진행되는 형태로 발매되었다.

 

 

 

■ 지금까지의 스토리 라인을 살펴 보면?

 

스타크래프트 1에서는 테란과 프로토스, 그리고 저그의 등장과 이들의 대립, 그리고 그 속에서 캐리건이 저그의 우두머리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문판으로 발매되기는 했지만 이와 관련된 스토리 라인은 스타크래프트 2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요약해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 인터넷에서도 관련 검색어를 치면 셀 수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아마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익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는 지금까지 발매된 스타크래프트 2의 두 작품 또한 마찬가지라 할 수 있는데, 자유의 날개에서는 독재자로 변한 멩크스에 대항해 짐 레이너가 자유를 회복해 가며 캐리건을 원래대로 돌리고자 하는 노력을 담고 있으며, 군단의 심장에서는 짐 레이너가 죽었다고 생각한 캐리건이 멩크스를 파멸시키기 위해 보다 강력한 칼날여왕으로 거듭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로서 짐 레이너와 멩크스, 캐리건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일단락 된다. 하지만 군단의 심장에서 블리자드는 또 다른 화두를 던진다. 모든 사건의 근원인 타락한 젤나가 ‘아몬’은 살아 있고 아몬을 없애야 모든 것이 평화로워진다는 명제를 말이다.

 

 

짐 레이너를 빼 놓고서는 이야기가 진행될 수 없다

 

이는 아몬을 처치해야만 비로소 모든 악의 근원이 뿌리 뽑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찌 보면 프로토스의 아이어 수복은 그에 비해 하찮은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번 공허의 유산 캠페인 미션은 프로토스가 자신들의 고향 아이어를 수복하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아몬을 처치하는 것이 핵심 스토리가 된다. 이 과정에서 프로토스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되찾고 결국에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스토리는 사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즐겨 온 이들이라면 어느 정도는 숙지하고 있을 내용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게이머들에게 다소 낯선 ‘젤나가’에 대해 알아보자. 젤나가 유물부터 젤나가 사원까지 다양한 파생물들이 게임 곳곳에 보이지만 막상 젤나가 자체를 명확히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젤나가라는 존재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젤나가는 억겁년을 살아온, 우주 속에서의 창조주와 같은 존재이며,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공허’의 힘 그 자체인 존재다. 저그와 프로토스는 물론이고 다른 여러 종족들을 우주 곳곳에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이들을 조용히 관찰하며 생을 이어 갔다. 굳이 말하자면 우리 기준에서 선한 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반대로 타락한 젤나가 ‘아몬’은 악신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들이 저그와 프로토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프로토스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육체적으로 완전한’ 종족이기 때문이며, 저그는 ‘정신적으로 완전한’ 종족인 것이 크다. 이번 확장판의 제목인 공허의 유산은 공허의 힘을 사용하는 네라짐 프로토스나 별도의 유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젤나가에 의해 탄생한 프로토스와 저그를 칭하는 말이라 생각된다.

 

게임의 오프닝에도 등장한 ‘칼라’는 프로토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관이다. 프로토스의 머리 뒤쪽에 긴 머리처럼 늘어져 있는 것이 바로 칼라이며, 이를 통해 서로간의 정신을 공유해 보다 결속력 있는 프로토스를 만들어 준다. 하지만 그만큼 개개인의 개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개성을 보다 중시한 네라짐 프로토스(암흑 기사 일족)는 칼라를 제거하고 공허의 힘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는 곧 이단으로 찍혀 프로토스인들이 네라짐 프로토스를 경원시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칼라를 통해 아몬은 프로토스의 정신을 지배한다

 

■ 아르타니스에 의해 펼쳐지는 캠페인 모드

 

이번 공허의 심장은 지금까지 발매된 스타크래프트 2의 다른 작품들보다 훨씬 더 스케일이 크면서도 보다 지금까지의 스토리 라인에 입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짐 레이너 일병의 캐리건 구하기’ 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짐 레이너와 캐리건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었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이름에 걸맞은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사실 공허의 유산 관련 사전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던 지난 10월의 경, 필자가 가장 의아했던 부분은 바로 메인 화면을 장식하는 인물이 게이머들에게 인지도 높은 제라툴이 아니라 아르타니스였다는 점이었다. 테사다르야 이미 고인이 된 몸이기에 예외라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아르타니스가(물론 현재 프로토스의 수장이라는 위치에 있기는 하지만) 이번 작의 메인 히어로로 낙점되었다는 사실은 분명 의미하는 바다 크다 할 수 있었다. 심지어 공개된 오프닝 동영상의 나레이션 또한 아르타니스 성우를 맡고 있는 강수진 씨다.

 

 

어째서 제라툴이 아닌 아르타니스인가…

 

이는 블리자드가 이번 작품을 어떠한 관점으로 풀어 나가기를 원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스토리 라인을 공개하는 것은 확실한 네타가 될 수 있기에 게임 초반 부분에 한해서만 일정 부분 언급하지만 아르타니스를 핵심에 두었다는 것은 곧 제라툴의 네라짐 프로토스가 아닌, 프로토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말이다.

 

아르타니스가 게이머들에게는 다소 낮 선 존재로 느껴지겠지만, ‘스타크래프트 – 브루드워’ 시절부터 등장했던 나름 이름 있는 캐릭터다. 테사다르나 피닉스 등 프로토스 영웅들을 동경하던 청년이 이제는 어엿한 프로토스의 수장이 된 것. 그만큼 의복에도 보다 격식 있는 모습이 드러나는데, 원시인(?)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던 브루드워와 달리 이번 작에서는 있어 보이는 방어구를 장착한 멋진 모습으로 변화했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 인물 정도로 여겨지겠지만 캠페인 모드를 하다 보면 제라툴이라는 존재가 조용히 잊혀질 만큼 그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번 작의 프로토스 진영 핵심인 아르타니스와 암흑기사 보라준

 

실제 캠페인 모드의 스토리 라인이 그러하고 젤나가와 아몬 및 종족 탄생의 이야기까지 밝혀지는 등 지금까지의 스타크래프트 2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가 그려진다. 어찌 보면 그간 벌여 놓은 이야기를 종결 짓고자 하는 마음에 너무 빡빡한 스토리 라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토스의 기사단과 황금 함대는 아이어의 수복에 성공했을까. 유감스럽게도 첫 시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프로토스의 칼라를 통해 아몬의 의지가 전달되면서 대부분의 프로토스인이 아몬의 정신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제라툴의 도움으로 정신 지배를 벗어난 아르타니스와 칼라가 존재하지 않는 암흑기사들, 그리고 칼라를 끊어 버림으로 해서 정신 지배에서 벗어난 일부 기사단들은 아몬을 쓰러트리고 자신들의 행성도 되찾아야 한다. 다양한 지원 세력들을 모아 힘을 길러야 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공허의 유산을 이끄는 핵심 테마이자,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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