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승부조작, 게이머들은 불안하다

e스포츠 이대로는 미래는 없다
2015년 10월 23일 12시 50분 19초

10월 19일 발표된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현재 e스포츠 업계는 침통함이 감도는 상황이다. 다시 한번 큰 사건이 터졌다는 점에서 혹 e스포츠의 흥행에 영향이 있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맴돌고 말이다. 

 

이에 게임샷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두 편에 걸쳐 불법 승부조작 사건과 어째서 그들은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한다.

 

10월 19일, 국내 e스포츠 역사에 오점을 남길 만한 사건이 발생됐다. 프라임 팀의 박외식 감독과 팀의 간판 스타인 최병현 및 최중혁 등이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일이 검찰을 통해 밝혀진 것. 이 사건은 그간 심증에만 그쳤던 국내 e스포츠의 어두운 부분이 표면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게이머는 물론이고 e스포츠 관계자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으며,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반응이다. 여기에 팀의 감독까지 개입된 사건이라는 부분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박외식 감독과 최병현 선수

 

■ e스포츠 승부조작의 시초 마재윤

 

사실 e 스포츠와 관련한 승부 조작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스타 1 시절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마재윤이 e스포츠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승부 조작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e 스포츠 업계가 발칵 뒤집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간 어느 정도 심증은 있었지만 단순히 의심 정도에 그치던 상황이 실제로 마재윤이 구속되면서 표면 위로 불거지게 된 것이다. 마재윤을 포함해 원종서 등 일부 프로게이머들도 추가로 승부 조작에 관여한 것이 드러나면서 그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반성을 모르는 마재윤

 

결국 마재윤은 법정 구속까지 당하게 되었고, 프로게이머에서도 영구 탈퇴 처리 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e스포츠 또한 불법 승부조작의 청정 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된 일대 사건이기에 당시로서의 파급력은 엄청난 편이었다. 

 

실제 마재윤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 그 상황이 확실히 드러난다. 2010년 1월 24일 벌어진 ‘신한 스타리그’의 ‘신대근 대 마재윤’의 경기는 승부조작의 정점에 있는 경기라 할 수 있는데, 게임 중간 뮤탈리그스의 대결에서 보다 많은 스컬지와 뮤탈리스크를 보유하고도 마재윤이 전투에서 완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설자들 조차도 결과에 의문을 나타내는 반응이 격하게 느껴질 정도다. 아마도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입장에서 말을 하지 못했을 뿐, 뉘앙스를 본다면 충분히 승부조작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문제는 이 게임의 리플레이를 통해 마재윤이 뮤탈리스크 간의 전투에서 자신의 뮤탈리스크로 자신을 공격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평범한 대전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할까. 결국 마재윤은 수 많은 게이머들의 불법 승부조작 의심 제보로 인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었고 실형을 선고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1월 24일 신대근 대 마재윤 경기 유튜브 영상 링크

 

2010년 1월에 열린 도재욱과의 또 다른 스타 경기 영상

 

■ 발표 전부터 조짐이 보였던 최병현의 미심쩍은 플레이

 

최병현의 경우는 총 5게임에 걸쳐 승부조작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걸리지 않았을 뿐이지 이전에도 조작에 가담했거나 그 이상의 조작경기를 진행했을 확률이 없지는 않다. 아니,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최병현이 2015년에 프라임에 입단했다는 점을 살펴 보면 사전에 박외식 감독과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병현이 어떤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게이머들은 그간 상당히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몇 가지 경기들을 예로 들고 있다. 간간히 중계 방송을 보는 일반 게이머들이라면 이상한 점을 쉽게 찾기 어렵겠지만 스타2 실력이 상당한 게이머나 중계 방송을 자주 보는 이들에게는 그 차이가 명확히 보이기 마련인데, 결과론이지만 필자 역시 스타2 중계 방송의 애청자로서 최병현의 경기들을 보며 ‘확실한 승부조작 선수’ 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2015 GSL 시즌 1 Code S 16강 B조 4경기 1세트 – 전태양 대 최병현

 

이 경기는 사실 초반부터 최병현이 확실한 승기를 잡고 시작한 경기였다. 하지만 적 벤시의 견제를 어설프게 막아내는 등 여러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 주더니 결국에는 GG를 치게 된 경기다. GG 시점도 상당히 의아스러운데, 이후에도 어느 정도 플레이를 지속할 만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경기를 포기해 더 이상의 변수를 만들지 않았다.  

 

이 외에도 최병현의 수 많은 경기들이 현재 조작 의심을 받고 있으며 모두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항상 유리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멸하며 경기를 내 주는 식으로 고의적인 패배를 기록한 것이다. 

 

최병현 외에도 조작경기의 느낌을 주는 경기를 펼친 일부 선수들이 존재하지만(아마 방송을 많이 본 이들이라면 다들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명을 언급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     

 

■ 아직도 남아 있는 승부조작의 가능성

 

그런가 하면 그간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이 또 다른 승부조작 경기의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과거 LOL 아마추어 팀에 속한 한 게이머가 자살을 시도하며 유서에 감독의 승부조작 압박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또한 올해 초, 투자자가 브로커를 통해 K 선수에게 승부 조작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브로커를 감금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사건은 신변의 위협을 느낀 브로커가 경찰에 제보를 하며 알려지게 되었다). 실제로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승부조작 브로커가 접근하는 일은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일이 되어 버렸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가 이에 동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브로커의 승부조작 유혹을 거부해 화제가 되었던 김민철 선수

 

이처럼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현재도 다양한 방법으로 e 스포츠에서 승부조작 시도가 일어나고 있으며, 공개된 내용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다. 밝혀지지 않은 승부조작이 이 시간에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게이머들도 각종 경기들에 대해 의심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정 선수의 경기를 거론하며 승부조작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내용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LOL의 경우 역시 승부조작에 관한 다양한 내용들이 게시되고 있다. 경기가 펼쳐진 후에는 어김 없이 승부조작을 언급하는 글이 보이기도 한다. e스포츠가 어느덧 게이머들까지 믿지 못하게 만든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LOL의 경우는 특히나 하나의 구단이 두 개의 팀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더더욱 승부조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편인데, 과거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SKK’와 ‘SKS’의 내전과 같이 승리가 필요한 팀에 같은 소속 팀이 고의로 져 주는 가능성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일어나는 편이다. 결국 이 사건은 게임 중 사용된 대화 채팅 내용이 공개되며 무혐의로 처리 되었지만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무언가 변화된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도 꾸준하게 게이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논쟁거리이기도 하고 말이다. 

 


형제 구단 간의 대전은 또 다른 논쟁거리를 낳기도 한다

 

그나마 LOL에서 일어나는 승부조작 논쟁의 대부분은 ‘자신의 팀에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목표가 되기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일이 비단 e스포츠 에서만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말이다. 

 

예를 들어 과거 이만수 선수를 국내 프로야구 첫 3관왕으로 만들어 주기 위하여 마지막 경기에서 이만수 선수를 게임에 출전시키지 않고 경쟁자인 홍문종 선수를 계속 볼넷으로 거른 부분도 동일 선상으로 볼 수 있으며, 프로 농구 등에서 다음 년도 차기 드래프트 상위 픽을 받기 위해 하위권 팀이 계속 게임을 져주는 일 또한 비슷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진행되는 스타2 경기나 LOL 일부 경기의 경우, 팀 자체의 이익보다는 돈이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 문제는 사설 스포츠 토토 업체!!

 

이는 바로 사설 ‘스포트 토토’ 업체의 존재가 주 이유다. 공식적인 국내 스포트 토토(인터넷 사이트 배트맨)는 인기 구기 종목에 한해서만 배팅이 가능하고 제한 한도액도 존재하고 있지만 사설 스포트 토토 업체는 배트맨에 비해 동일 경기의 배당이 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고 배팅액도 더 크게 할 수 있다. 여기에 배트맨에서는 다루지 않는 e스포츠까지 배팅이 가능하다 보니 이를 통해 프로게이머들과의 결과 조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요즘 너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사설 토토 사이트들이 가장 큰 문제다

 

무엇보다 스타 2와 LOL에서 중점적으로 승부조작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이유는 바로 사설 스포츠 토토에서 이 두 종목에 관한 배팅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프로 게이머가 승부조작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한 경기 당 대략 500 ~ 1000만원 정도이며, 급이 높은 선수는 수 천 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최병현 사건 역시 4게임을 조작하는 대가로 3000만원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2티어급 정도의 대회에서 우승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을 간단하게 얻을 수 있다 보니 선수 입장에서는 분명 구미가 당기는 제안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단순히 게임을 져 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고 말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도 꾸준히 승부조작 제안이 성행하고 있고 일부 프로게이머들 역시 돈의 유혹에 의해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승을 하지 않아도 그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선수들을 유혹한다

 

사실상 아직 밝혀지지 않은 승부조작 사건 또한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번 최병현 사건처럼 지속적인 조작을 하는 경우는 몰라도 한 두 게임 정도 승부조작을 하는 것은 단순히 선수의 컨디션이 나쁜 날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보니 심증은 있을지 몰라도 이를 잡아 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증거를 잡지 못하면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 결과적으로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승부조작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 참으로 씁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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