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2의 그리스가 되려 하는가

[컬럼] 셧다운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
2011년 03월 07일 11시 00분 16초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02년, 지구 반대편 국가인 그리스에서 정말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사건이 벌어졌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게임 금지법'을 발효시켜 그리스 내 모든 지역에서 '전자 장치로 작동하는 모든 게임을 금지'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3073법이라 불린 이 법은 자국 내에서 모든 전기적 메카니즘과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자 게임을 금지하며, 게임을 하거나 소유한 것만으로도 법정 구속되거나 엄청난 벌금을 내야 하는 황당한 법이었다. 이 법이 시행되자 게임기를 휴대하거나 법안 발효를 모르고 게임을 즐겼던 관광객 수 백명이 수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고, 많은 젊은이들이 단속 경찰을 피해 몰래 게임을 즐기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말도 안되는 법은 결국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정부를 유럽 사법 재판소에 제소, 2년 뒤인 2004년 승리하면서 효력이 정지되었다. 물론 법이 시행되는 2년 동안 그리스는 다른 유럽 국가들로부터 끝없는 비난과 조롱을 받는 치욕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 9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이 그리스 게임 업계가 겪었던 고통과 치욕을 재현할 전망이다. 수많은 문화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나서서 소위 신데렐라법으로 불리는 '게임 셧다운 제도'를 관철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 제도가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으로까지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일 미국의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가 게임 셧다운 제도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우리 정부에 제기하는 일이 발생했다. ESA는 해외 주요 게임 업체들이 가입한 단체로 ESRB 같은 심의와 세계적인 게임 전시회 E3를 주관하고 있다.

 

만일 이대로 게임 셧다운 제도가 시행되고 ESA가 자국 정계인들을 대상으로 로비 활동을 펼친다면 과거 유럽 연합이 그리스를 유럽 사법 재판소에 제소한 것처럼 국제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9년 전 그리스 같이 전 세계인들의 조롱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현명한 해법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게임 과몰입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이 가지만, 비이성적인 규제와 산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자칫 우리 나라를 제2의 그리스로 만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김성태 / mediatec21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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