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컬럼] 꿈을 위해 희생할 각오는 있는가
2010년 04월 06일 19시 33분 18초

올해로 만 10년을 맞은 게임샷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현장을 취재하고 여러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정직원), 그리고 다른 일을 하면서 게임샷에 글을 기고하는 외부 필진(객원기자 또는 필자).

 

게임샷의 외부 필진에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존재하며, 지난 10년 동안 글을 게재한 사람만 해도 수백명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필자가 있지만 이 자리를 빌어 소개하고 싶은 사람은 6년 동안 게임샷에서 외부 필진으로 활동했던 '이상범' 필자다.

 

한국 나이로 27세인 그는 현재 인기 레슬링 게임 '스맥다운'의 개발사 '유크스'에서 프로그래머로 재직하고 있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해외 유명 게임 개발사의 프로그래머로 자리 잡은 그가 그저 부럽게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위치에는 결코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게임을 너무나 사랑해서 게임 개발자를 꿈꾸던 그는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2004년 게임 개발자가 되겠다는 일념만으로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갔다. 당시 그가 할 줄 아는 일본어는 '아리가또우', 재산은 100만원이 전부였다. 게다가 집안 사정도 넉넉치 못해 기대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도쿄 외곽 가장 저렴한 곳에 방을 얻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돈이 없어 하루 두 끼만 먹었고, 저녁은 편의점에서 유통 기간이 지나 버려야 하는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그렇게 돈을 모아서 다음 해 4년제 게임 전문 학교에 입학했다. 일본어 실력도 피나는 노력 끝에 6개월 만에 수업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4년의 시간을 낮에는 학교, 밤에는 아르바이트, 그리고 자는 시간을 쪼개어 게임샷에 글까지 썼다. 게임샷 원고료가 결코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그에게는 생활을 지탱해주는 또 다른 힘이었다. 게다가 끼니는 거를 지언정, 좋아하는 게임만은 꼭 구입했다. 냉장고는 비어 있어도 헤일로 3, 블루 드래곤, 기어스 오브 워 등 보유 타이틀 목록은 늘어만 갔다.

 

그런 생활이 계속 되다가 영양실조로 쓰러졌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의사는 '이대로 가다간 죽을 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며 자신의 몸을 돌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1년 정도 휴학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정상적인 생활을 해도 될 텐데, 죽어도 게임 개발자가 되어서 죽겠다는 신념으로 학업에 매달렸다.

 

 

 

2007년 9월, 동경게임쇼 취재차 기자가 일본에 간 일이 있다. 동경게임쇼가 열리던 치바현의 한 호텔에서 이상범 필자와 함께 잠을 잤는데,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그의 몸을 보고 기겁을 했다. 178cm의 키에 몸무게는 50kg도 안 나갈 것 같은 몸매가 '마루타'를 연상시켜서였다. 게다가 영양실조로 인해 피부는 검은 반점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가슴이 아팠지만, 그 고통과 맞바꾼 열정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저 함께 웃어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온갖 시련을 이겨낸 그는 2009년 4년제 정규 과정을 마치고 일본의 게임 개발사 유크스에 입사했다. 한국보다 취업란이 더 심각했던 일본에서 당당히 게임 개발자로서의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리고 그 해 11월, 그가 제작에 참가한 첫 타이틀인 '스맥다운 대 로우 2010'이 전세계에 발매됐고, 기자는 게임을 입수하자마자 플레이에 앞서 개발자들의 이름이 열거되는 '크레딧(Credit)'부터 확인했다.

 

 

거기에는 온라인 게임 프로그래머 'SANGBUM YI'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게임 개발자가 되었는지 알고 있었던 기자는 누구보다도 감회가 새로웠다. 게임샷에서 10년째 기자 생활을 하면서 그간 많은 개발자와 개발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범 필자만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다. 게임 개발이 힘들다며 좌절하는 이들도 많이 봐왔다. 그런 그들에게 묻고 싶다. 이상범 필자만큼 고생해 보았는가? 자신의 열정에 상응하는 희생을 각오하고 있는가?

 

필자는 이 글을 보는 젊은이 중에 제2의 이상범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오기와 인내로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그런 근성 있는 젊은이 말이다.

 

김성태 / mediatec21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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