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도 못 사는 서글픈 현실

[컬럼] 나는 한국에서 심포인트가 사고 싶다
2009년 07월 01일 13시 54분 23초

심즈 3가 발매되고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하루에 적어도 2-3시간은 리버뷰 마을(심즈 3의 마을 중 하나)에서 심들과 함께 살고 있는 기자는 패키지를 구매하면 기본으로 받을 수 있는 1000 심포인트(기본적으로 포함된 아이템 외에 추가 아이템을 구매할 때 사용)를 하루만에 홀라당 다 써버리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게임을 즐긴지 한 달 정도가 지나니 슬슬 집안에 새로운 물건을 들여놓거나 새로운 의상,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변신하고 싶어지는 것이 여자의 마음(?). 런처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보이는 추가 아이템을 보며서 입맛만 다시기를 근 일주일, 결국 필자는 큰 마음을 먹고 심포인트를 구매하기로 작정했다. "그래, 지르는거야!"


런처를 실행하면 자꾸만 오른쪽 구석에 눈길이..

하지만, 불타오르던 것도 잠시, 아무리 용을 써도 기자가 가진 마스터 카드 혹은 비자 카드로는 결제가 되지를 않았다. 뭔가 주소를 잘못 쓴 게 아닐까 10번을 들여다 보고(물론 영어로 썼다), 신용카드가 잘못된 것일까 생각해보면 앱스토어 결제도 한 적이 있고.. 짜증이 밀려와 결국 EA코리아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냈다. 도대체 왜 안 되는 거냐고.

다음 날 도착한 답변 메일은 허무하기 그지 없었다. 미국에서 관리하니 미국 국적으로 선택해서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대대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단순히 지역을 미국으로 바꿔도 결제가 안 된다. 계정을 미국 국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유추, 국적을 바꿔보려고 용을 썼으나 어디에서 바꿀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바꾸는 게 가능하기나 한 건지도 알 수가 없고, 새로 만들면 이전에 구매한 기록이 사라지고..

복잡한 심정에 홈페이지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다 보니 점점 심포인트로 가는 길은 미궁으로 빠져들면서, 불현듯 허무하다는 생각에 결국 구매를 포기하고 말았다. 현재 심즈 3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중에 이런 경험을 한 것은 아마 기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고객센터 답변 메일을 통해 밝혀진 EA코리아의 입장은 "연말에 한국 심즈 3 홈페이지가 나오니 그 때까지 기다려달라. 양해해달라"는 것인데, 기자만이 아니라 누가 됐든 '새로운 컨텐츠를 즐길 수 없는 심즈 3'를 과연 연말까지 계속 붙들고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의문이다.

질기고 질긴 생명력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 심즈 1, 2는 개인이 만든 아이템을 얼마든지 집어 넣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 유저들 간의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었으나, 심즈 3에서는 개인이 만든 아이템을 넣을 수가 없다. 참고로 EXCHANGE 코너에서는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이미 있는 아이템에 텍스쳐나 색깔만 변경 한 것들이라 매력적이지는 않다.

EA 본사와 EA코리아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라 신용카드가 없는 이용자들을 위해 심포인트를 충전할 수 있는 카드만 팔아줬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궁극의 해결책은 국내 홈페이지가 런칭과 동시에 열리는 것이겠지만, 애초에 그런 신경조차 쓰지 못하게 만든 국내 시장 상황이 근원적인 문제임은 말할 것도 없다.

전세계 판매량 대비 국내 판매량이 개미 코딱지 만큼 미미한 상황에서 국내 심포인트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도 모르는데 과연 공식 홈페이지 오픈에 열을 올릴 수 있을까. 발매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패키지 판매에 열중하고 있는 EA코리아의 상황을 본 기자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분노의 화살은 일을 이렇게까지 만든 '불법복제'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메일로 날아온 심즈 3 한정판 판매 알림 메일

심포인트 사건으로 여러 가지 일을 겪다 보니 내가 내 돈 주고 사고 싶어도 마음대로 살 수 조차 없게 만든 우리 나라 패키지 시장의 협소함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면서, 그렇게 만든 원인을 새삼 원망하게 된다.

  

정아란 / markysha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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