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시장원리보다 법과 도덕이 우선

시장원리보다 법과 도덕이 우선이다
2008년 03월 28일 13시 12분 36초

지난 24일, 부산지방법원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게임머니 '아데나'를 현금으로 사고 판 김모(32)씨와 이모(32)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 해 5월 16일부터 7월 6일 사이에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 아이템 중개 사이트의 '삽니다', '팝니다' 게시판을 이용, 리니지의 게임머니를 시세보다 10% 가량 낮은 가격으로 매입한 뒤 이를 구입한 가격보다 비싸게 되팔았다.

 

이 같은 방법으로 그들은 2천여명의 이용자와 2억3천4백만 상당의 아데나를 거래해 약 2천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런 작업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작업장의 큰손들은 파악이 제대로 안 되서 그렇지 수백명이 넘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100만 아데나 단위로 거래되는 리니지 1, 2의 게임머니는 환율처럼 가격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이는 철저하게 게임 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특정 세력이 게임 내 돈을 마구 사재기 하면 아데나의 현금 가치가 오르는 것이다.

 

그 동안 이런 일들이 10년 넘게 지속되었지만 법원은 처벌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들을 그냥 방치했다. 때문에 이들이 받는 최고형은 계정 압수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난 해 1월 개정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국가의 행정적 처분을 받은 첫 사례가 됐다.

 

그런데 이를 두고 참 말들이 많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판결문이 나온 다음 날 발표된 소비자보호원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의 소비자 불만 접수는 2005년 2천179건에서 2006년 2천517건, 2007년 3천12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올해 들어 3월 17일까지 660건이 접수되었으며, 그 중 '계정 이용정지 및 압류'가 전체의 47.6%나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네티즌들과 소비자 단체는 온라인 게임 회사의 부당한 대우가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본인이 노력해서 취득한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팔겠다는데 왜 회사가 개입해 계정을 압류하는지 모르겠다"고 언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자가 묻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게임 회사가 약관을 통해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고, 국가가 법을 통해 현금 거래를 처벌하는 상황에서도 왜 그렇게까지 현금 거래에 매달리는지 말이다.

 

게임 내 현금 거래는 시간이 많고 돈이 없는 사람과 돈은 많고 시간이 없는 양자의 이해 관계가 성립하다 보니 생겨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은 필자도 잘 알고 있다. 시장 논리로만 보면 어쩌면 게임 내 현금 거래는 별 문제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회가 시장 논리만 내세운다면 약자가 부당한 대접을 받는 불편한 시대가 계속될 것이다. 조금 과장되어 보일지 모르지만 이 논리대로라면 돈 많은 중년 남자와 돈이 필요한 여고생이 만나는 원조교제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한편, 불법적으로 개조된 게임기에 대해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 지원을 하지 않고 있으나 이에 대해 이용자는 할 말이 없다. 회사와 국가가 금지하고 있는 불법 복제 게임을 즐겼고 하지 말라는 개조를 했기 때문이다.

 

정권이 새롭게 바뀌면서 실용과 시장 원리를 앞세우다 보니 이제는 게임 내 현금 거래도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런 시장의 원리도 법과 도덕의 테두리 안에서 통용되어야 한다.

 

게임샷은 창간 이래 언제나 게임 내 아이템 현금 거래의 문제점을 주장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논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김성태 / mediatec21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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